중요한 선택을 미루면, 자꾸 되돌아 오는 것 같다.

진로에 대한 생각을 심각하게 했던 건 대학 시절부터였던 거 같다. 

 

20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 해소를 위해 전문성을 갖고 싶은 갈망이 크다.

20대 중반, 대학 졸업할 때 즈음에 서로 묻는 질문이 있었다.

" 넌 무슨 일을 하고 싶어? "
" 왜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
" 거기서 일하면 내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될까?

취업난이 아무리 심해도 비슷한 질문을 속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주변 친구들의 공통적인 소망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싶은 욕망이 가장 크다.

대기업에이나 공기업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직장을 찾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런 자리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 지조차 막막했다.

자생 의료 재단

 

30대는 내 일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 또는 내 걸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망설였다.

30대가 되니 조금 질문이 달라졌다.

" 거기서는 얼마를 준다고 하는데? 집에는 잘 들어 갈 수 있어? 워라벨 괜찮데? "
" 언제까지 노예 생활 할래? 창업을 해보자!!! "

다들 다니고 있는 회사가 정말 힘들어서 아우성들이었다.

이직하거나 창업하고 싶어했고, 기왕이면 몸값을 올리고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고 싶어했다.

좀 더 나은 회사.

즉, 이름이 더 알려져 있고,

실제 받는 월급이 많고,

복지나 대우가 좋은 그런 회사.

거기다가 일이 적고, 일찍 끝날 수 있으면 더욱 좋은 회사.

업무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 회사 등.

일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회사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게 어떤 수준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는 생각만 강해졌다.

또는, 조직에 지쳐 이제는 내 걸 해보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

 

40대는 생존이 가장 큰 이슈이다. 인생 후반기에 대한 생존도 덤으로 얹어있다.

40대가 되니 또 달랐다.

20년 가까운 회사 경력을 쌓게 되었다.  그동안 일하면서 많이 갈렸다.

이제 다들 얘기한다. 

"야,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버텨" 
"나가면 전쟁이다. 더 힘들어..."
"빚이 얼만데,,, 학비는 어떻고, 집값도 비싸고..."

이런 말을 하면서 친구들이 퇴사를 말린다.

힘든 건 다 똑같다. 다른 데가 별 다를 게 없음을 이미 너무 잘 알지 않냐?

아프지만, 너무 맞는 말이다. 

사실 오랫동안 다닌 회사가 가장 편한게 맞다. 월급도 가장 높을 확률이 크고...

(물론, 직군과 회사 네임밸류 에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마음이 변할 수도 있고, 이른 정년 퇴직을 강요받을 수도 있고,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이상적인 진로 : 안정적인 생존과 커져가는 행복감, 그리고 더 나아가 의미있는 가치!!!

결국 진로에 대한 고민이 계속 달라져도 근본적인 건 변하지 않는다.

나의 만족!!! 나의 행복!!!

그보다 더 중요한 생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경쟁 모드에 친숙하다.

경쟁해서 공부를 더 잘해야 칭찬 받고, 더 좋아보이는 학교에, 더 좋아보이는 직장에 들어가야 왠지 기분이 좋다.

전문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은 자기 만족과 자기 행복감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위치와 권위를 가지는 걸 많은 이가 선망한다.

 

쳇바퀴 같은 직장 생활

하지만, 이런 부분은 모두 생존이 보장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내가 아무리 전문성을 가질려고 노력한다고 한들,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현대사회에선 굳이 필요없다.

어느 정도 생활을 지탱해줄 수 있는 생활비가 없는데, 전문성을 계속 가질려고 노력한다?  이건 정말 쉽지 않다. 

생활비가 없는 상태에서 내 전문성, 사업,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해본 적이 있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아이러니다.

생활비를 벌 기 위해서 직장을 다니고, 지쳐 쓰러지고, 전문성을 쌓기 위한 노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맨날 직장인들이 챗바퀴를 도는 것 같다는 게 이런 부분일 것이다.

몇몇은 정말 독해서 또는 운 좋게 회사가 정말 집에서 가까워서 자기계발을 하며 회사를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강의 하나 듣는 것, 한달에 책 한 권 읽는 것 조차 굉장한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럼, 생존이 되고 전문성이 뒷받힘되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생존(?)이 되고 전문성이 뒷받침되면, 재정적으로는 점점 풍요로와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내 일에 대한 만족과 행복이 유지될 수는 없다.

1년, 2년, 3년, ..., 5년, ... , 10년이 지나보면 안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인 인간이다. 기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중요해지는 일의 의미와 가치

나이가 들수록 (필자는 2024년 현재 40대 후반), 일에 대한 가치가 점점 필요해진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 거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거지?

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이 일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가?

언젠가 첫째 아들이 나에게 말했다.

"열심히 공부하면 뭐, 커서 아빠처럼 회사 들어가서 늦게까지 일하는 거야?"

그 말을 듣는 데 말문이 막혔다.

스스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있는 일을 하지 않으니, 아이에게 답해줄 수가 없었다.

퇴사를 앞두고 이런 생각을 해본다.

'최소한 내 아이에게라도 난 이 일을 왜 하고 있고, 이게 왜 가치가 있는 지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도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오늘의 정리>
- 진로 결정에 필요한 요소들은 '생존(전문성 포함) -> 재미와 행복, 만족감 -> 의미와 가치' 이다.
- 나이가 들수록 결국 일의 의미와 가치가 필요하게 된다.
- 그게 없으면, 나이가 들어서 재미가 없어진다. (일이 단순히 돈 벌이만 되면, 성취가 사라진다)
- 내 아이에게 난 왜 이 일을 하는 지, 왜 가치 있는지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존경스럽다.
- 나이가 들어도 조그만 꿈이라도 꾸고, 실현시켜 가는 모습이 진짜 어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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