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또는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요즘 드는 생각이다.
최근에 취업에 일단 성공하고, 입사일을 기다리고 있다.
한동안 안 봤던 기술책이며, 예전 코드며 등등을 뒤져보고 있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내 스스로가 정말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한 회사에서 8년 가까이를 다니면서, 그래도 어느 정도 단단한 위치를 자리잡고 있었다.
누가 뭐라해도 내 할일만 하면 함부로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였던 거 같다.
어느 순간 그런 위치에 도취되었던 거 같다.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것마냥.
또, 그런 내가 일을 엄청 잘 하는 사람인 마냥 그렇게 지내왔다.
그러다가 사내 정치로 인한 건지,,, 정신 차릴 겨를 없이 회사에서 쫓겨나오게 되었다.
회사를 나온 후, 100일 남짓이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상처는 조금씩 나아지고,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중간중간 생각나는 옛 회사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고, 일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면 기분이 우울해졌다.
계속해서 입사지원을 했다. 하지만, 계속 떨어졌고, 몇 군데 취업이 되었지만 조건이 너무 터무니없어 안 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100일이 지날 즈음 예전 월급에 맞추어주는 회사에 처음 입사 확정이 되었다.
온 몸에 힘이 쫙 풀렸다. 그동안 너무 긴장과 불안 속에서 계속 입사지원에 매달렸던 내 과거가 한 순간에 해소되었다.
몇 시간 후부터 새로운 걱정이 시작되었다.
'몇 달 간 쉰 나를 어떻게 그렇게 뽑는 거지? 그 월급을 주고?'
내가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적응은 할 수 있을까. 모든 게 무섭고 두려웠다.
나이 들어서 청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력직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아니, 어떤 특출난 사람은 이런 고민 할 필요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만 열심히 다녔던 것 같은 이 자신이 후회스러웠다.
정말 원하는 것. 이번에 취업한 회사에 대한 확신! 이게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취업한 회사에 적응하여 제 역할 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열심히만 하는 사람이 아니고...
내게 그런 지혜와 명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계속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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