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퇴사한 지도 100일이 다되어 간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오래 쉴거라 생각지 않았다.

내 계획은 딱 2달만 쉬고 새로운 직장이나 창업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서 남겨 놓는다.

- 퇴사 1개월 :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
  +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 위해 완전히 다른 영역을 배운다. 내 경우에는 '에어컨 설치'였다.

- 퇴사 2개월 :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 또는 포기)
 + 새로운 영역으로 새로운 영역은 배웠으나 해당 분야로 창업이나 이직을 하는 것을 포기했다.
 + 예전에 하던 일(프로그래밍)에 대한 미련이 컷고, 가족들도 이직을 더 원했다.
 + 열심히 입사 지원 활동을 하고, 면접을 보기도 했다.

- 퇴사 3개월 : (불안과 초조, 집착)
 + 입사지원을 100군데 이상 했는데, 면접은 3군데 정도 보았다.
 + 더이상 해당 분야의 회사에서 일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감이 심해졌다.
 + 지역에 관계없이 업종에 관계없이 무조건 지원하며, 취업에 집착하게 되었다. 
 + 2 군데 정도 입사가 확정되었으나, 취업에 집착한 결과로 근무 여건이 안 맞아 입사 포기함.

-퇴사 4개월 : (내려놓음, 해탈, 새로운 마음)
 + 내가 원해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건 계속 노력하는 것과 기도하는 것 뿐이다.
 + 스스로 할 일을 정하고, 업무를 진행하기로 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

 

퇴사 후 가장 힘들었던 건, 더이상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었다. 

기억해 보면, 10여년전에 이직할 때에도 이런 불안감에 무척 힘들어 했다.

누군가 나를 지속적으로 찾고, 나에게 일을 주고, 돈을 주고, 매일 아침에 어딘가로 갈 곳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 무척 그리웠다.

학교를 오랫동안 다니고, 직장을 오랫동안 다녀서 그런지 이런 습관이 나에게는 뼛 속까지 박혀있는 것 같다.

몇 개월 간 여러 감정과 느낌들이 매 순간 나를 스쳐 지나갔다.

해보지 않으면, 상상만 한다면 절대 알 수 없다.

하지만, 해보니, 이미 경험하고 있으니, 이런 어마어마한 감정의 파도와 그 속에서 발버둥친 내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있다. 정말 신기하다. 너무 게을러 진 게 아닌지 걱정했는데, 나도 모르게 뭔가 마음이 넓어진 느낌이다. 

사람은 고통과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다는 말... 이건 진실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곳으로 이직할 지...아니면, 창업을 하게 될 지...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예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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