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

도서리뷰 - 구본형, 내 삶의 터닝 포인트

푸르맨 2019. 1. 24. 00:24

저자 소개

 

구해언 - 용기의 발견
김성주 - 나를 딛고 넘어서라
박미옥 - 마흔세 살에 다시 사랑하다
박중환 - 가방의 꿈
신재동 -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신 분
양재우 - 차칸양아, 너의 별은 어디에 있니?
유재경 - 삶을 바꾼 만남
유형선 - 구본형, 나와 내 가족을 변화시킨 스승
이한숙 - 나에게로 가는 길
장재용 - 네 삶에 주인으로 살고 있느냐
정재엽 - 사랑밖엔 난 몰라
정예서 - 한 사람의 스승을 만난다는 거, 그리고 그를 기억한다는 건

 

소감 및 책 추천이유

 

구본형 선생님에 대한 제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참 부러웠다.

'참 멋지게 사셨구나'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한 사람이 변화하고 성장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끼쳤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성경말씀 중, 천국에 대한 '겨자씨 비유'가 생각났다.

 

또 비유를 베풀어 가라사대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나물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13장 31~32절)

 

겨자씨는 실제로 보면 티끌과 같을 정도로 굉장히 작은 씨앗이다.

하지만, 겨자씨 나무는 새들이 가지에서 쉴 정도로 굉장히 큰 나무이다.

구본형 선생님도 우리나라만 따져도 4천만 인구 중 한 개인에 불과했지만, 한 개인의 변화가 커다란 나무처럼 많은 사람들을 품게 되었다.

돌아가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발자취를 따라가려고 애쓰고 있다.

 

구본형 선생님 말씀대로 진정한 변화는 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지난 과거에 내 자신을 찾으려고 발버둥 쳤었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얼마나 배고픈 시절이었는지, 얼마나 괄시와 천대를 받던 시절이었는지, 얼마나 답답함을 가지고 살었던 시절이었는 지 떠올랐다.

내겐 당시의 기억이 너무 쓰라려서 지금과 같은 '부잣집 종살이'도 감지덕지 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생활에 안주할 수는 없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내 삶이 언제까지고 길게 남아있지는 않음을 오감으로 느끼고 있다.

20대, 30대 때에는 어떻게 살아도, 조금 내 삶을 허비해도 별다른 후회도 없었고, 현재 내 위치가 확고해지면 만족을 했었다.

하지만, 40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내가 과연 내 삶에 무엇을 남기고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어떻게 살아야 좀 더 의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과 같이 조직에서 반복적인 일만 하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이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알 속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알을 깨고 나온 것일까? 

내 스스로에게 답하기가 어려웠다.

분명한 점은 구본형 선생님처럼 누군가가 날 보고 남을 이롭게 한다고 느낄 만큼 살고 있지는 못하다는 거다.

 

제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하나같이 구본형 선생님에 대해 평한 공통점이 있었다.

'말이 없고, 가만히 듣다가 안아 주고 토닥여주었다.'

말이 적을수록 실수가 적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음에도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자꾸 말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상대방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한번 안아 주고 토닥여주면 될 것을...

내 자신의 생각이 옳음을 증명하고자 남에게 훈계질을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

 

나도 구본형 선생님처럼, 그의 제자들처럼 다른 사람을 먼저 사랑하고 품어주는 마음을 우선하고,

그걸 바탕으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좀더 열심히 분발해야 겠다.

그동안 스스로 안위했던 내 모습이 많이 부끄럽다. 

 

인상 깊었던 구절

 

P92. 태도는 선택의 영역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우선한다. 무조건적인 순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굴종과 타협을 말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주인'이 되길 바란다.

 

P95. "여러분들은 북극의 에스키모인들이 늑대를 어떻게 사냥하는지 아십니까? 그들은 사냥을 위해 늑대를 쫓아다니지 않습니다. 우선 에스키모인들은 늑대가 자주 출몰하는 길목을 찾아 나섭니다. 그 길목에 날카롭게 날이 선 칼 몇 자루를 거꾸로 세워놓습니다. 그리고 늑대들이 좋아하는 고깃덩어리를 칼날이 보이지 않게 꽂아놓습니다. 작업이 끝난 후, 그들은 숨을 죽이며 숨어서 기다립니다. 시간이 지나 늑대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의심이 많은 늑대들이 처음에는 주위를 서성거립니다. 하지만 허기에 지친 늑대들은 이내 칼날에 꽂혀 있는 고기를 먹기 시작합니다. 추운 북극의 날씨 속에서 금속에 붙어 있는 고기를 먹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늑대의 혀는 금방 감각이 마비됩니다. 결국 늑대들은 날카로운 칼날에 자신의 혀가 베이는지도 모르고 계속 핥아 먹습니다. 자신의 피인지도 모르고..... 결국 늑대들은 나중에 과다출혈로 숨을 거둡니다."

 

P96.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가장 알기 어려운 대상이다. 이것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이다.

 

P154. 프로그램의 말미에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밥벌이가 될 수 있는 일, 이 세가지의 공통분모를 찾아 자신을 브랜딩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하다.

 

P155. '여성의 자기계발에 관한 글을 쓰려면 시중의 책을 읽지 말고 여성 심리에 대한 책을 읽어라. 그래야 기본을 다질 수 있다.'

 

P165. 나는 그에게서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을 배웠다.

 

P167. 효율이 모든 가치의 우선은 아니다. 이제는 더 이상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P181. 중요한 게 하나 더 남았다. 선생님은 공헌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

 

P183. 1년 365일 중 적어도 360일은 새벽 4시에 일어나 홀로 글쓰기를 한다고 제자들에게 이야기하던 선생님.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서 매일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두 시간씩 글을 쓰셨던 나의 스승 구본형! 지독하리만큼 철저했던 새벽 글쓰기 루틴은 선생님이 작가라는 직업에 얼마나 투철했던지 보여준다.

 

P187. '너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을 온힘을 다해 붙잡았다.

 

P209. 한때 내 아침 글쓰기의 목표는 내게 일어난 일과 그 일에 대한 내 생각을 다 분리해보는 것이었다. 그 결과,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내 생각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P250. 조지오 망가넬리의 말처럼 "우리는 무익한 것에서 생명을 얻고 유익한 일을 하면서 탈진"하고 있는지 모른다. 

 

P250. 내 아이에겐 제 아비의 삶에 대해 해줄 말이 없었다. 쥐어박으면 쥐어박는 대로, 얻어터지면 얻어터지는 대로 살고 있는 나를 보았다.

 

P251. 셋째 날, 하늘에 물었다. 입술이 부르텄다. 자신의 오지를 찾아 나서라는 음성을 들었다. 터진 입술이 됐을 때, 나는 불현듯 허리를 곧추 세우고 정좌했다. 나는 그제야 나를 찾아 나선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알아차렸다. 두려웠지만, 내 앞에 놓인 내일부터가 진정한 내 영토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P251. "지옥이란 말라붙은 삶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계획해두었던 삶을 기꺼이 내팽겨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를 기다리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니까. 현재의 형상에 매달리면 우리는 다음의 형상을 지니지 못하게 된다.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서 오믈렛을 만들 수 있겠는가. 파괴가 있은 다음에야 창조가 있다."

 

P252-253.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꼬박꼬박 월급을 받기 위해 회사 이익에만 충실히 복무하고 있었으며 부잣집 종살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다....씨발, '나도 한번 춤추듯 살아보리라.' 다른 사람이 시켜서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내린 결정으로 내 삶을 한번 살아보리라.

 

P254. 매일의 오늘을 부러진 발목으로만 살았었다. 단 하루를 살아도 나답게 살아보려 했던가. 나에게 남아 있는 날 중 가장 젊은 날. 바로 오늘, 그것을 시작하리라. 내 꿈을 세상에 내놓고 세상과 멋지게 한판 붙어보리라.

 

P262. 스승은 먼저 말하는 법이 없었다. 누군가가 밤 새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스승은 졸린 기색 없이 밤을 새워 들었다. 이야기가 끝나면 스승은 고심 끝에 하려는 말을 꿀꺽 삼키고 조용히 가서 안아준다. 안긴 사람은 비로소 어깨를 들썩거리고 스승은 가만히 토닥인다.

 

P265.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한 번도 다른 배역을 맡아보지 못하고 한곳에서 하나의 배역에 그치고 말 때, 그것은 항구를 떠나본 적 없는 배와 같다."

 

P273.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통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삶과 죽음의 문제, 고통과 행복의 문제들을 고민하다 보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이 축소되어 보인다. 한마디로, '죽음 앞에서는 다 사소한 일인데 뭐'라고 정리하게 해주는 장소다.

 

P298. 무엇을 하거나 말과 삶, 글로 품어 사랑하라는, 그것이 먼저라는 물려주신 가르침을 받들며, 멀리 가지 말라던 사부님 말씀대로 손 내밀면 닿을 거리, 가까운 곳에 머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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