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

도서 리뷰 - 글쓰기 로드맵 101

푸르맨 2018. 8. 27. 02:27

글쓰기 로드맵 101

 


{작가}
스티븐 테일러 골즈베리,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현재 하와이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임

 

 

공명 구절


-9쪽
모든 글은 가급적 간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소통에서는 속도가 핵심이다.
......
그 기술을 익기히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소설가의 글을 연구하는 것이다.





-23쪽
글쓰기로 돈을 벌려는 생각은 포기하는 게 좋다.

-24쪽
중요한 것은 의욕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쓰기를 사업으로 여겨야 한다.

-43쪽
키보드는 출판을 위한 도구다. 원고라는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자. 라틴어로 ‘manu’는 손이라는 뜻이고, ‘scriptus’는 쓴다는 뜻이다.

-50쪽
세상 어느 것도 인내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

 -55쪽
핵심은 초고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는 데 있다.

-58쪽
즐겨 읽는 책에서 단어 1천 개를 필사해보라. 먼저 펜으로 옮겨 쓴 다음 컴퓨터 키보드로 입력해보라. 필사는 천천히 하도록 한다. 구두점 하나까지 원본 그대로 베껴야 한다. 이 연습의 목적은 저자가 의도한 정신적 경로를 그대로 따라가는 데 있다. 저자가 그 작품을 생산하는 데 투입한 물리적 운동을 정확하게 모방해보는 것이다.

-71쪽
자신만의 스크랩북을 만들어 좋은 글들을 갈무리해두자. 좋은 글로 자신의 경전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77쪽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을 책상 주변의 벽에 붙여놓고 이따금 들여다보자. 사진 한 장을 통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 

-81쪽
글을 쓰는 목적은 단지 재미를 위해서다.

-92쪽
말하는 것처럼 쓸 줄 알아야 한다.

-98쪽 
가능한 한 긍정적인 어조로 글을 쓰도록 하자.....부정적 표현을 사용할 때는 늘 주의해야 한다. 긍정적 표현으로 바꿀 수 있으면 문장 전체가 더 환해지고 실제로 독자에게 힘을 준다.

-116쪽
속도는 글자의 수다. 최소한의 글자를 사용하는 게 좋다.....글의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물리적 세부를 잘라내고, 분석을 피하고,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

-133쪽
지루한 강의보다는 쇼를 하라.....독자들은 설명이나 추상적 철학에 별로 관심이 없다.

-146쪽
원고의 첫 쪽에 들어갈 필수적인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제목, (2) 여백, (3) 미끼, (4) 갈등의 조짐, (5) 스릴 

-151쪽
문학 창작에 관해서는 다음 같은 일곱 가지 기본 원칙, 혹은 비판적 접근이 있다. (1)글솜씨, (2) 갈등, (3) 시점, (4) 인물, (5) 배경, (6) 플롯, (7) 주제

-161쪽
결론은 내용을 요약하는 게 아니라 독자에게 주제를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232쪽
까놓고 말하면, 당신의 원고를 제대로 읽어줄 사람은 당신 밖에 없다. 당신의 원고를 읽을 때는 시간 간격을 두어야 한다.

-236쪽
창작에 임할 때는 모든 룰을 잊어라. 그저 친구에게 이야기를 해주듯이 쓰면된다. 그 과정이 끝나면 이 책에서 제시한 룰을 검토하자. 이 룰은 원고를 쓸 때보다는 수정할 때 더 긴요하다.

-240쪽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이야깃감을 찾는 일이다.

-251쪽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열정이며, ...... 당신에게 소질이 있다면 거기서 더 나아가 모든 참된 작가들이 그렇듯이 스스로의 길을 닦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떻게 글을 쓰면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한 책이다. 작고 얇은 책에 101가지의 글쓰기 팁이 담겨 있다. 목차를 보면,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시작, 2부 텍스트, 3부 기술이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다. 소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이 글쓰기 시작을 위한 실용적인 조언과 글쓰기가 어느정도 숙달된 후, 내용을 알차게 다지기 위한 조언들, 마지막으로 전문가적인 글을 쓰기 위한 조언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대학 시절, ‘창작법’이라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처음으로 그 때 플롯이라는 개념과 은유와 비유, 묘사와 설명 등 글쓰기에 기본이 되는 내용들을 알게되었던 것 같다. 지식적으로 알게 된 것과 실제로 글을 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오히려 글을 쓰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글쓰기에 조금씩 알수록 내가 쓰는 글에 대해 만족을 하기가 어려워졌었다. 당시 글쓰기의 즐거움과 두려움 중, 글쓰기에 대한 지식은 내게 두려움을 더 갖게 한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 내 마음을 관찰했을 때,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인지 약간의 반발심이 있었다. 속편한 글쓰기에서 머리아픈 글쓰기로 가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읽는 내내 이 많은 룰들을 어떻게 의식하며 글을 쓰지라는 생각을 했다. 내겐 큰 산처럼 느껴졌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기 전에는 분명 그런 생각이 많았다.

‘창작에 임할 때는 모든 룰을 잊어라. 그저 친구에게 이야기를 해주듯이 쓰면된다.’ 거의 책 마지막 부분인 236쪽에 내 마음에 쏙 드는 문구가 보였다. 글을 쓸 때에는 오히려 룰을 읽고, 다 쓴 후에 수정할 때 룰을 기억해서 적용하라는 조언이 보였다. 다른 글쓰기관련 책에서 깨닫지 못했던 간단한 이야기였다.

많은 글쓰기 룰들이 있었지만, 내게 와닿았던 것은 ‘속도’와 ‘재미’라는 단어였다. 속도감 있는 글을 쓰고, 재미를 잃으면 안된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모두 재밌어야 한다. 속도와 재미에 대한 강조는 계속 반복되면서 나올만큼 중요한 룰인 것 같다. 

단순히 내 이야기를 술술 적어내는 것보다는 대가들의 작법을 배우기 위해 필사를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사실 굉장히 따분해보이는 작업이다. 손으로 쓰고, 다시 타이핑하는 것은 굉장한 인내를 필요로 할 것 같다. 그래도 책 저자의 의식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는 중요한 연습이 된다는 말에는 동의가 되었다. 차차 나도 필사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돌 스프’ 예화를 들어 설명한 ‘나만의 좋은 글 스크랩북’을 만들라는 얘기도 공감이 되었다. 요즘은 에버노트나 다른 메모툴들이 많아서 쉽게 스크랩을 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나는 안하고 있었다. 표현이 좋은 글이나 내용이 좋은 글들을 필사하여 나만의 스크랩북을 만든다면, 앞으로의 글쓰기나 말하기에 좋은 재료가 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저자가 나에게 원하는 게 뭘까 하는 고민을 잠시 해보았다. 101가지나 되는 좋은 팁을 준 후, 마지막에 룰들은 다 잊고 그냥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편하게 쓰라고 얘기한 이유가 뭘까?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재미’를 느껴야 하고, 그 ‘재미’를 독자로 하여금 경험하게 하는 게 중요함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간단하지만, 어렵다. 앞으로 글을 쓸 때마다 자꾸 생각날 거 같다. ‘내가 쓰는 글이 재미있을까?’

 

책 속의 추천 도서들


<서기 바틀비> 허먼 멜빌, 60쪽
<어스시> 삼부작, 르귄, 120쪽
<어둠의 왼손>, 르귄, 120쪽
<콩나무> 바버라 킹솔버, 138쪽
<캐츠 크레이들> 커트 보네것, 138쪽
<샤이닝> 스티븐 킹, 138쪽
<스텝스> 저지 코신스키, 138쪽
<작가의 여행 : 소설가와 각본가를 위한 신화적 구조>, 크리스토퍼 보글리, 168쪽
<소설 쓰기> 존 브레인, 1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