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

도서리뷰 - 치유의 글쓰기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푸르맨 2018. 8. 12. 16:32

치유의 글쓰기

 

 

 

 

목차


Part 1. 글쓰기의 시작
    01. 글쓰기 여정의 출발점
    02. 어떻게 시작할까?
    03. 우리 어깨 위에 놓인 무거운 짐
Part 2. 치유를 향한 글쓰기의 힘
    04. 살아남은 자의 기쁨을 위하여
    05.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했을까?
    06. 글쓰기의 유용함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들
    07. 치유로 가는 문은 활짝 열려 있다
    08. 글쓰기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Part 3. 치유의 글쓰기 연습 1
    09. 나 자신과의 화해
    10. 몸을 위한 양식, 마음을 위한 양식
    11. 지구 끝까지 가고 싶다
    12. 미리 쓰는 유언 편지
    13. ‘아직은 아니야’라고 말하지 마라
    14. 당신은 지난밤에 무슨 꿈을 꾸었나?
Part 4. 치유의 글쓰기 연습 2
    15. 나는 창조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16. 마음속의 아이가 놀자고 한다
    17. 명상하고 기도하라
    18. 행복의 재발견
    19.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20. 평생에 걸친 글쓰기

공명 구절

 

Page 52. 우선 시작하라. 그리고 최소한 90일 정도는 계속하겠다고 결심해라. 정신겅강과 웰빙을 위한 투자로 하루 20분 내외, 90일 정도를 투자하지 못한다면 당신 자신에게 너무 인색한 일이다.

Page 70. 위기 상황을 넘어서려면 위험에 빠진 현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것은 인생의 또 다른 역설이다.

Page 164. 내일 당장 이 세상을 떠난다면, 당신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Page 227. 당신도 어린 시절 꿈 중에 지금 성취해가는 일이 있다면, 그 느낌에 대해 써보라. 당신이 했던 선택을 존중하고 거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결코 실패자가 아니다.

 

느낀점

 일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릴 적부터 들어왔다. 글쓰기에 유용하건 아니건 하루를 마치며 또는 하루를 시작하며 일기를 쓰는 것은 삶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알고 있었다. 그냥 알고만 있었다. 나는 부끄럽지만,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아왔다. 행함이 없는 지식은 죽은 것이라고 하는데, 딱 나에게 하는 말이었다. 이런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 책 처음에 나오는 ‘일기 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문구들을 외면하고 싶었었다.

 32살에서 37살까지였던가 이 책에서 얘기하는 치유의 글쓰기를 비슷하게 했던 것 같다. 글쓰는 것도 어렵긴 했지만, 아무도 안보는 노트에 내 감정을 솔직하게 다 털어놨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보고 그 책에서 언급한 모닝 페이지Morning Page를 한동안 따라해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당시 내 노트에는 불만, 불평, 험담, 욕 등 내 안에 내재되어 있었던 안좋은 감정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결혼 초 한창 부부관계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에도 아내에 대한 불만들을 그 노트에 털어놨었다. 내가 그 글쓰기를 그만 둔 계기는 나의 부주의 때문이었다. 어느날 아내가 내 노트를 보고 크게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해명을 하긴 했지만, 한동안 사이가 정말 악화되는 것을 보고 일기를 안쓰게 되었다. 일기에도 내 마음을 털어놓는 게 어렵다는 생각이 크게 박혔었다. 그 후, 지금까지 일기를 쓰지 않아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이상 일기를 안 쓰는 것은 내 인생에 너무 손해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기장의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쓰면서 마음껏 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일기를 다시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 상태를 있는 그대로 펼쳐서 보고 싶은데, 요즘은 그게 잘 안되는 거 같다. 말은 아무래도 상대가 있어야 하고, 그 상대를 고려하기 때문에 내 속에 있는 그대로보다는 정제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글은 특히 일기는 내게 내 자신을 볼 수 있는 창구가 될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하루 20분씩 투자해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한 글쓰기 위한 여러 소재들 중에서 유난히 마음에 남은 것은 ‘유언 편지’였다. 죽음은 누구나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죽음 앞에서 내 생애를 뒤돌아보아 후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는 유언장(유언편지)가 너무 늦게 쓰는 것이라는 견해가 인상적이고 공감이 갔다. 내 인생의 마감 앞에서 바꿀 수 있는 시간도 남지 않았을 때 내가 내 자신을 뒤돌아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1년에서 2년에 한번씩 유언장을 미리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내가 후세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을까를 고민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지금도 막연하지만, 심사숙고해서 추후에 꼭 유언장을 써봐야겠다.

예전에도 솔직하게 내 감정을 털어놓으면서 글을 쓰다보면, 내 감정이 너무 오바스럽고 이상해서 남을 쉽게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바로 화해가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종종 있었다. 또, 글쓰기 전에는 쉽게 보지 못했던 감사할만한 부분들도 알게 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글쓰기를 통해 삶 속의 작은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는 감사와 행복을 항상 발견하고 싶다. 결국 글쓰기는 뭔가가 되기 위해서보다는 내 자산이 행복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다.